30대? 31살?

from Murmur 2010. 7. 19. 00:35




정확히 10년하고 이틀 전, 고등학교 축구 써클 "突風"의 20주년 행사. 아침 일찍부터 축구화와 유니폼을 챙겨들고 모교로 향한다. 선후배들과 함께 축구 한 게임. 점심을 먹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10년...

동기들이 있고 날 기억해주는 선후배들이 있어 어색함을 뒤로하고 이틀 전 정확히 10년만에 "突風" 30주년 행사에 참석한다. 근 3,4년 동안은 무릎을 핑계로 축구라는 운동을 해본적이 없었지만, 왠일인지 폭우가 쏟아지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난 참 열심히도 뛰고 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28, 29, 30기수의 재학생 후배들 및 고등학생 때부터 뵙던 1기 선배님까지. 후배 녀석 중에 띠동갑을 조우(응?)했을때의 느낌이란... ... .. .......




딱 10년 하고 어제, 난 서울 동국대 근처 원룸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청량리역으로 향한다. 춘천 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택시를 잡아탄다. 그리고... 792일간의 새로운 인생을 안겨줄 102보충대로 향한다. 그리고 10년...

군산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창문 밖으로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 바라보며 멍때리다 책도 조금 읽고 나름 여유롭게 살아간다. 그런데 왠지 나 할일없어 보인다... ... .. .......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실제로 내 고향 군산도 많이 변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와 그 앞에 넓게 펼쳐져 있던 논은 온데간데 없이 아파트들로 빽빽히 들어차있다. 하지만 그 기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진다. 정말 엊그제에 있었던 일 같은데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렸다. 한 술 더 떠서 서른이 된 작년과 골라먹는 나이 서른 하나. 누군가의 말처럼 삼십대의 시간은 30km로 흘러가는 건지 하루하루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나이들어 갈수록 좋은 일, 판타스틱한 일들이 많아 더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듯 느껴지는거라 되뇌이며...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날 기억해주고 반겨주는 곳이 있어 마음 한 켠이 따뜻한 주말이다.

30대? 31살? 다 필요없다. 그냥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하다. 지난 10년은 내가 살아온 인생의 1/3이지만 이제 난 내 인생의 1/3을 살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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