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30분 3일째 일정 출발
어제 만난 정양과 함께 잠시~ 일정을 같이 하기로 하고(혼자 여행을 준비한 나에게 동행이 생겼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정양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으로 향한다. 9시 개방이므로 시간에 맞춰 출발하기 위해 와하하GH에서 멍때리며 정양이 찍은 사진 구경도 하고. 8시 30분쯤 출발한다. 나는 125cc. 정양은 50cc. 속도를 맞추기 위해 3~40km 사이로 달린다. 보통 5~60km로 달리던 어제와는 다르게 해안 풍경이 확실히 다르게 보인다. 조금 더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9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세상에 믿을 사람 책 하나 없다. 분명 책에는 9시 개관이라고해서 도착해보니 9시 30분 개관이다. 30분간 앉아서 멍 때린다. 그때 잠깐 들었던 그리고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은... Daishi Dance Romance For Journey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참 매력적인 음악...)



30분을 더 기다려 두모악에 들어간다. 김영갑 선생님은 루게릭 병으로 2005년에 별세하셨다. 그 분의 제주도 사랑, 오름 사랑, 이어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과 글이 가득하다. 폐교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는 운치있게 조경이 되어 있으며 뒤쪽에는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이 곳에 오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주도에 다시 오게 되면 또 한번 들러야겠다.



〃10시 30분 신산 해안도로 등대
두모악에서 섭지코지로 가는 신산 해안도로를 지나던 중 물질(잠수질?)을 하고 계신 해녀님이 계신 걸 발견, 근처 등대로 가서 잠시 휴식. 바다가 참 이쁘다...





〃11시 30분 섭지코지
아침을 안 먹어서 배가 고프다. 정양과 함께 섭지코지에 도착해 짐도 부탁드릴겸 허기도 달랠겸 오뎅을 먹는다. 섭지코지를 둘러본다. 남자친구와 함께 와야할텐데 나와 함께여서 정양에게 계속 미안한 마음이 든다. -_-





〃12시 30분 성산항 그리고 우도
일정상 성산일출봉을 패스하고 우도에 들어가기 위해 성산항으로 바로 이동한다. 국민초등학교 6학년 때 성산일출봉을 이미 다녀갔고 그 때 보았던 성산일출봉 정상의 풍경이 아직도 내 머리에 남아있어 아쉬운 마음은 없다.(어릴때 난 성산일출봉이 한라산인줄 알았다는...) 스쿠터를 가지고 들어가야했기에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고 1시 배에 올라탄다. 배가 흔들려 스쿠터가 넘어질 수 있으므로 스쿠터 옆에 있어야해서 바깥 구경은 못한다. 조금 아쉽긴 하다. 15분 정도 시간이 흘러 우도에 도착. 많은 가족과 연인들이 배에서 내린다.





〃 13시 30분 소라+문어
정양은 제주도에서 세 번째 소라. 또 미안하다 -_- 점심으로 먹기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지만 그래도 바다를 보며 먹는 소라와 문어는 괜츈하다. 소주를 한 잔 하고 싶었지만 그 놈의 스쿠터. 훗날을 기약하며...





〃 14시 서빈백사
산호 조각으로 이루어진 서빈백사. 우도봉과 함께 우도를 대표하는 관광지. 제주도 와서 바다에 한 번도 못 들어가봤기에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을 담가본다. 느낌이 새롭다. 잠시 앉아서 쉬다 15시 배를 타고 다시 성산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우도 빨간 등대에 잠깐 들렀다 다시 배에 오른다.





〃15시 30분 1112도로
우도를 나와 성산항에 도착하자마자 정양과는 아쉬운 작별을 한다. 나의 행동반경에서 벗어난 곳에 살기에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서인지 아쉬운 마음이 배가 된다.

다시 60km의 속도를 유지하며 지도를 보고 목적지인 1112 도로에 위치한 산굼부리로 향한다. 이제 해안도로가 아닌 제주 동쪽에서 한라산을 향해 오르막길을 달려야 하기에 속도를 조금 더 내본다. 도로 주변으로 억새가 엄청나게 피어있다. 강원도에서 많이 보던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길이 너무 아름답다. 한참을 달려가니 삼나무 숲... 길가에 스쿠터를 세워두고 연신 셔터질; 잘 찍지 못하는 사진임에도 길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에 멈출수가 없다.

산굼부리에 도착했으나 스쿠터 반납 시간도 있고 억새를 실컷 보면서 왔기에 그냥 발길을 돌린다. 이제 다시 북쪽에 위치한 제주시를 향해 바다를 향해 달려본다. 제주시가 점점 가까워지고 스쿠터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른다.



〃18시 스쿠터 반납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바이크루에 도착한다. 여행이 끝난 기분이다. 이제는 한라산을 준비해야할 시간. 태워주신다고 하셨는데 잠시 걷고 싶어 짐을 들고 용두암해수랜드로 이동한다.





〃19시 용두성
용두암 근처에 위치한 식당. 고등어 조림이 먹고 싶었으나 1인분은 주문이 안되기에 안타깝지만 그냥 구이를 먹는다. 아쉽다... 집에 가면 해 먹어야지... 어제 저녁부터 정양과 함께해서 그런지 혼자 먹는게 다시 조금 어색해졌다. 그래도 뭐 항상 혼자였으니... 괜찮다 ^-^





〃20시 용두암&용연
해수랜드에 짐을 맡기고 카메라와 그간 한 번도 제대로 쓰지 않았던 삼각대를 들고 용두암으로 이동한다. 용두암이 어렸을때 본 것 보다 초라해졌다는 생각;;과 함께 야간 촬영을 한다. 처음 해보는 야간 촬영에 손이 떨린다. 떨리면 사진이 흔들리고. 사진은 제대로 찍히지 않고... -_-
용두암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근처에 위치한 용연으로 이동한다. 용연은 그래도 조금 멋진 것 같긴 하다만 사진 찍는 기술 부족으로 그 아름다움을 담을 수가 없어 아쉬울 뿐. 내 눈에... 머리에 담아가자.





〃21시 용두암해수랜드
찜질방에서 자면 왠지 몸이 피곤하지만 짐을 맡겨놓고 한라산을 가야하기에 용두암해수랜드를 선택한다. 오늘의 숙소로 결정. 샤워를 하고 찜질방으로 향한다. 급 피곤이 몰려와 차가운 식혜 한 통을 원샷으로 해치우고 안마기에 의지해 피로를 살짝 풀고 이불을 덮고 선덕여왕을(응?) 보다 잠을 청한다. 다행히 코고는 사람은 없다.


〃덧
- 섭지코지에는 의외로 외국인이 많다. 욘사마를 보기 위해 오신 일본인들이 많았던 것 같다.

- 우도는 꼭 이성과 함께 가시길... -_- 특히 남자 혼자거나 남자 커플은 젭알...

- 1112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길이 좁아 스쿠터로 이동할 경우 지나가는 차가 많이 불편해 한다. 위험하기도 하고... 도로교통법을 잘 숙지하고 반대편에서 차량이 안 올경우 속도를 줄여 뒤에서 서행하는 차를 앞으로 보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세째 날 비용
- 두모악      3,000
- 주유         4,000+1,000
- 오뎅         2,000
- 우도         8,800
- 소라문어   10,000 ( 정양과 각출, 어제 저녁 먹은거 꼭 갚겠소...; ^^ )
- 저녁         10,000
- 해수랜드   7,000
- 안마의자   1,000
- 얼음식혜   2,000
- 합계         55,800 원


〃개인적으로 갠츈한 사진

첫 번째 날처럼 쓰다가는 마무리를 못 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6시 30분 기상 그리고 위기
일어나자마자 세면도구를 챙기고 탄산 온천에서 다시 사이다(응?) 속으로 들어간다. 추억은(응?) 탄산은 방울방울 여전히 온 몸을 장식한다. 산방산GH 3천원짜리 식사로 아침을 해결한다.

짐을 싸들고 나와 일단 스쿠터에 시동을 건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발이 묶이고 말았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결국... 스쿠터를 들고(응?) 밀고 달리다가 시동을 걸어본다. 털털털털털털 투다다다다다다다. 20분만에 시동이 걸린다. 투박한 엔진 소리에 안구에 쓰나미가 밀려온다. 너무 기쁘다. (옆에서 시동이 걸리길 빌어준 선배와 함께 온 29살 여자사람분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8시 송악산
제주도 남단에 위치한 송악산으로 향한다. 애초에 계획은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는 것이었으나, 이미 눈을 떴을땐... 음.. 쿨럭 ㅡ0ㅡ; 한적한 도로를 달린다. 서울과는 다르게 아침공기가 정말 썅쾌하다. GH 옆으로 보이던 산방산이 위용을 자랑하며 멀리 보인다. 산이 좀 투박하다 생각하며 한참을 달리다보니 바다와 인접해있는 송악산이 눈에 들어온다. 송악산은 산 중턱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곳까지 스쿠터로 들어간 후에 잠시 풍경을 즐겨본다. 이 얼마나 좋은가,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 넓은 남쪽바다, 검은색 스쿠터 그리고 남자사람 하나 -_-







〃오전코스
GH 사장님이 일러준데로 해안도로를 거쳐 일주도로를 거쳐 꼬불고불 좁은길을 지나 박수기정으로 향한다. 앗, 해녀부대 발견. 모두 정정하신 할머님들이다. 살짝 다가가니 "사진 찍지마~~!" 외치신다. 안찍었는데... -_- 스크래치 난 여린마음을 부여잡고 멀리서 몰래 살짝 찍어본다.



멀리 박수기정이 보이는 곳까지 이동 사진 몇장 찍고 보니 여기가 대평포구라고 한다. 제주도는 배를 parking하기 위한 포구도 많고 낚시 포인트라고 생각되는 곳엔 어김없이 낚시꾼들이 있다. 덕분에 포구도 구경하고 어제 잡은 오징어를 가질러 오신 작은 배의 선주 아저씨를 만나 오징어 구경만한다. 갑오징어인가... 살짝 데쳐서 초장 찍어먹고싶다. 쩝...





가난한 중생으로써 중문에 위치한 주상절리는 가지 않고(사람 붐비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저렴한 여행을 위해 올레길과 겹치는 갯깍 주상절리로 향한다. 정방폭포와 천지연 폭포가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폭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생성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긴 기둥 모양의 벽면이 마치 병풍같다.





〃12시 용이식당
슬슬 배가 고파진다. 서귀포 근처에 두루치기로 유명한 용이식당을 찾았다. 혼자 오는 손님이 많은지 들어가자마자 혼자 왔냐고 물으시며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신다. 투박하지만 친절하시다. 고기 익히고, 콩나물 넣고, 무채 넣고, 파절이 넣고... 좀 익히다 쌈 싸먹는다.-_- ...... 1인분 뚝딱. 마늘 맵고, 고추 맵고 맴맴.

〃13시 30분 쇠소깍
제주 여행 계획을 세울때부터 타보고 싶었던 테우를 타러 다시 해안도로를 타고 쇠소깍으로 이동. 가는 길에 길을 잘못들어 막다른 길에 갔으나 길이 괜츈해서 한 컷...

쇠소깍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테우 한 자리가 남았있다. 후다닥 테우 예약을 하고 현무암이 부서지고 부서져서 이루어진 흑사해변을 거닐어 본다. 역시 남자 혼자서는 뭘 해도... 하지만 남자 둘이 온 커플(응?)을 보고 나서는 차라리 낫구나라고 생각하며 테우에 오른다. 멍 때리기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라도 나중에 오게 된다면 투명 카약을 한 번 타봐야겠다.







〃15시 올레길 5번 코스
쇠소깍을 나와 일주도로로 다시 진입. 한참을 달린 후 신영영화박물관을 지나자마자 해안도로로 진입하자마자 올레길 중간에 위치한 쉼터로 보이는 정자가 보인다. 정자에는 올레길을 소개해주기 위해 동네 할머님들께서 자원봉사를 나와계셨다.(정자 사진을 찍은게 없....) 음료수도 얻어먹고 올레길 얘기도 좀 듣고 제주도 방언도 배워본다. 스쿠터와 짐을 잠시 맡겨두고 올레길을 걷는다.






〃16시 30분 와하하게스트하우스
일찍 와하하GH에 도착해 주변을 거닐기로 결정, 스쿠터를 몰아간다. 일주도로 옆에 위치한 샤인빌리조트를 지나면 해안도로와 마주하게 되고, 해안도로를 한참 달려야 게스트하우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가 많이 짧아진 관계로 점점 하늘이 붉게 변해간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바다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와하하GH는 산방산GH와는 달리 저녁을 자체 해결해야한다. 혹시나 저녁을 준비해오신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하여 기웃거려 보지만 딱히 방법이 없어 보인다. 와하하GH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표선에 위치한 정식 집을 가야겠다 생각한다.




굉장히 젊어보이시는 63세의 연세에 혼자서 여행오신 할머님(응? 단어가 안 어울림...)과 잠깐 이야기를 나눈다. 장기간 여행을 하실 예정이므로 음식을 조금 싸오셨단다. 얻어먹기 그래서 그냥 잠깐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또... 나눈다. 마침 지는 노을도 한 컷. 6시가 넘은 시간에 혼자 스쿠터를 타신 여자분이 와하하GH로 들어오신다. 어제 산방산GH에서 잠깐 뵌 분이다. 저녁을 혼자 해결하실걸로 보인다. (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상황은 꿈에서 본 듯 해!!! 아~~~~~~~~~~~ 데자뷰!! >_< ) 초면에 밥 먹으러 가자고 말을 건다. 쿨하시다. 각자 스쿠터에 올라타고 표선으로 출발한다. 야간 운전... ㄷㄷㄷ

덧, 63세 할머니께서 맥주를 부탁하신다. 콜~



〃19시 표선, 행복정식
소개팅도 아닌데 처음보는 여자사람과 함께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려지는 정식(5천원밖에 안한다...)을 먹는다. 표선 하나로 마트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해서 좋다.

저녁을 다 먹고 맥주 6캔을 사서 다시 와하하GH로 이동

※ 또 어두워진다. 카메라 파업.



〃20시 비어 타임
잔디밭 위 식탁에 63세 할머님과 정양과 탁군이 조우한다. 할머님께선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시며 유럽을 여행하시는데 올해는 국내로 발길을 돌렸다하신다. 정양은 나와 동갑으로 회사에서 긴 휴가를 받아 제주도 여행길에 혼자 나섰다 하신다. 나야... 그냥 짧게 휴가를 받아 제주도 여행길에 혼자 나섰지만... 15일의 휴가라니... 부럽다. 각자 2캔씩 비우고 나서... 아쉽다. 스쿠터 음주운전을 한다. 다시 6캔을 사들고 돌아온다.( 다신 이러지 않겠다 다짐하며; ) 다시 2캔씩 비운다. 그래도 아쉽다. 하지만 내일 일정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덧
- 제주도는 가볼 곳도 많고 테마(올레길,오름,한라산,관광지 등)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여행 방법이 무궁무진한 것 같다. 해안도로나 경치를 감상하는 것 위주로 돌아보는 건 시간이 많이 남고 여유로운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사람이 붐비는 걸 싫어하거나 관광지에 관심 없는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다.

- 산방산GH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곳이고 와하하GH는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하는 방식이므로 개인취향에 따라 묶어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가보진 않았지만 소낭GH의 경우도 산방산의 그것과 비슷한 것 같다.



〃둘째 날 비용
- 주유         4,000
- 용이식당   5,000
- 감귤1kg    6,000
- 와하하      15,000
- 맥주         18,200 - 10,000 = 8,200 (할머님께서 만원 주심ㅋ)
- 저녁         0 (정양께서 사주심, 다음날 내가 쏘기로 합의)
- 합계         38,200 원



〃개인적으로 갠츈한 사진

그리고 둘째날 나...